
주목할만한 신예가 나타났다.
배우 김가란은 KBS 1TV 일일극 '여름아 부탁해'에 정소라 역으로 출연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직은 대중들에게 낯선 이름과 얼굴이지만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드라마의 감칠맛을 책임지고 있다. 원랜 이름도 없는 '정실장'이었던 역할은 김가란의 활약에 힘입어 '정소라'라는 정식 이름을 얻게 됐다.
우연히 본 보아의 연습생 시절 영상 덕분에 연예인을 꿈꾸게 된 이후, 단 한 번도 배우가 아닌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다. 또래보다 빠르다곤 할 수 없지만 더 멀리 보고 있다. 김가란의 최종 목표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것. 전도연·오나라같이 탄탄한 연기력에 어떤 역할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롤모델이다. 이제 막 배우 인생을 시작한 김가란의 10년 뒤가 기대된다.
-배우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초등학교 졸업 후에 보아의 연습생 시절 영상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막연하게 꿈을 꿨다. 춤도 춰보고 노래도 해보고 그랬는데 이상하게 연기할 때 제일 재밌고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났다. 학원에 다니고, 촬영에 나갈 때마다 더 욕심이 생겼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럼 중학교 때부터 쭉 꿈이 배우였나. "쭉 배우를 꿈꿨다. 중학교 때는 학원에 다녀야만 연기자가 될 수 있을 줄 알고 학원에 다녔고 그곳에서 보내주는 촬영도 나갔다. '왕과 나'에 출연했었고 KBS 단막극, 단편영화 등에 출연했다."
-부모님은 반대하지 않았는지. "반대 안 했다. 사실 내가 하는 건 다 믿어줬는데 어릴 때 시작할 때는 반대라기보다는 걱정했다. 중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진로를 정하면 공부를 등한시하지 않을까 불안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반대하지 않고 밀어줬다. 회사가 없을 땐 엄마가 함께 촬영 현장에 가주기도 했다."
-성인이 된 후 정식 출연작은 무엇인가. "제대로 방송에 나온 건 대학을 졸업한 뒤다. 2017년에 '내 남자의 비밀'에 나왔다. 이름이 '공시족'이었다. 공무원 준비생 역할이었다." -'여름아 부탁해'에서는 예정보다 비중이 더 커졌다고 들었다. "기쁘다. 전작보다 롤이 커졌다는 걸 실감한다. 처음엔 이렇게까지 역이 크지 않았는데 삼각관계에도 넣어주시고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역할로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름아 부탁해'에 투입되며 세운 목표가 있다면. "김가란, 그리고 정소라를 기억시키고 싶었다. 존재감 있게 보이고 싶었다.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그것 하나 생각하고 했다.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일단은 그게 제일 주된 목표였다."
-김가란을 검색하면 '여름아 부탁해' 정소라가 뜬다. 목표가 실현되는 중인데. "너무 좋다. 나를 모르는 분도 있겠지만 그런 연관 검색어가 뜬다는 것 자체가 처음이어서 감사하다. 또 한 번 병원에 갔는데 '연속극 나오는 아가씨'라고 알아봐서 쑥스러우면서도 속으로는 좋았다. 감사했다."
-시청자 반응을 챙겨보는 편인 듯하다. "실시간으로 본다. 신경 안 쓰려고 해도 볼 수밖에 없더라. 롤이 작고 캐릭터가 악역이 아니라 웃긴 역할이어서 웃기다는 이야기가 주로 많다. 사실 주연분들이 더 힘들다. 캐릭터와 실제 인물이 다른데 캐릭터 때문에 악플이 달리는 걸 보면 조금 속상하다. 그래도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뜻인 것 같다."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인데. "엄청 뿌듯하다. 내가 크게 나오는 건 아니지만 신경도 쓰이고 시청률이 잘 나오면 너무 좋다. 내가 작품에 더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부모님 반응은. "매일 보고 다시 보기 유료결제를 해서 또 본다. 촬영한 모니터를 찍어서 보내드리기도 하고 제일 좋아하신다. 나의 가장 큰 팬이고, 부모님을 위해 빨리 잘되고 싶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사진=알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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